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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윤 작가는 글, 그림. 만화, 캐리커처 등 여러 갈래 일을 한다. 최근에 발간된 만화책 ‘귀신 선생님 시리즈’가 어린이들에게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여름 햇살이 뜨거운 7월 말 남동윤 작가와 부산에서 동화작가로 활동하는 이상미 님과부산에서 만났다. 그리고 오랫동안 어린이와 책과 작가로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와 작가가 만나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상미(이하 이) : 안녕하세요? 선생님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만화에 빠졌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마구설레었어요.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다 아는 ‘귀신 선생님 시리즈’(사계절 출판사)가 뜨거운 반응이던데 축하드립니다.
남동윤(이하 남) : 어린이 만화책이라 생각지도 않았던 반응에 감사할 뿐입니다. 만화책 소문이 나고여기저기서 불러 주시는 바람에 힘도 납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랑 소통하는 자리가 많아 뿌듯하고, 작가 입장에서 귀한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직업을 만화가, 일러스트, 캐리커처, 캘리그라피, 그림책 작가로 소개하셨던데, 이 중에 어떤일을 주로 하시나요?
: 캘리그라피는 전문적이지 않고, 캐리커처, 만화가, 일러스트는 오랫동안 해 왔어요. 최근 만화로 연결된 그림책을 출간하면서 그림책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하는 작업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를 이야기하는 건 어려워요. 현재는 어린이 만화 그리는 일에 치중하고 있어요.

: 그림책 이야기는 뒤에 나누고요. 궁금증을 크게 세 줄기로 나눠 여쭤 볼게요. 어린 시절 이야기, 만화 속 캐릭터와 내용, 앞으로 계획 등을 여쭤 볼까 합니다. 만화가라는 꿈은 어릴 때부터 키웠나요?
: 아뇨.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방학 때면 미술 학원에 다녔어요. 평소엔 학원은 거의 다니지 않았고요. 초등학생 때 기존 출판된 만화 그림이랑 비슷하게 그렸어요. 그때 그린 그림 노트를 아직 간직하고 있는데, ‘드러근 블’이라고 이름도 비슷하게 붙이고 그림도 비슷하게 그렸죠. 똑같이 그리면 안 될 것 같고, 이름도 똑같이 붙이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일종의 자존심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무렵 미대에 가려고 마음먹었지요. 또 초등생들에게미술을 가르치고 싶어서 교육 대학에 지원했어요. 또 일반 대학 디자인과, 만화과도 지원했는데, 만화과만 합격했지요. 그 뒤로 만화가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한 뒤 자연스럽게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군요. 작가님이 대학에 진학할 무렵, 만화가 인기 있었나요? 지금과 다른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 맞아요. 그때는 만화를 불량스럽게 여겼지만, 게임 시장이 떠오르면서 만화의 필요성이 많아져 만화과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만화과를 선택한 이유는 만화도 좋아했지만, 만화과에서 뭘 배우는지 궁금하고 신기한 마음에 선택했어요.

: 만화가가 되려면 그림도 잘 그려야겠지만, 상상력도 풍부해야 될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어떤상상을 했어요? 또래 남자 어린이들이랑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지금 생각해 보면 엉뚱한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6~7세 무렵 상상했던 것은 비 내리는 걸보면 빗줄기가 외계인으로 변할 것 같고, 빨아먹던 사탕이 괴물로 변하면 어쩌나 생각했어요.
열 살 이전엔 이상한 걱정을 무지무지 했지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친구 고민으로 달라지긴 했지만요.

: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도 관심 있었나요? 만화를 읽어 보니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살짝 나오던데. 요즘 어린이들의 관심과 정서를 귀신 이야기와 연결해서 작업할 계획도 있나요?
: 저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대한 관심은 보통이었어요. 요즘 어린이들은 연예인이나, 유튜버 등을 하고 싶어 하던데, 그런 상황과 캐릭터들을 연구하고 에피소드도 짜 두었습니다.

: 작가님도 어렸을 때 봤던 만화가 많을 것 같은데, 다른 작가가 그린 만화는 보시나요?
: 어릴 땐 드래곤볼, 슬램덩크 이런 종류를 봤어요. 지금은 짬이 날 때면 어린이 만화 중 외국만화인 ‘힐다’를 주로 보고요,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그림책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그림책은 상상력을 많이 길러 주는 것 같아요. 또 어린이들 마음도 헤아려지는 것 같던데요.

: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 1』 작가의 말에 와 닿는 글귀가 있더군요. ‘어른들에게 고민이 많으면 아이들 고민도 많아지듯 어른들이 행복해야 될 것 같다’고 써 두셨던데, 정작 선생님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나요? 걱정과 고민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지요?
: 우선 행복했던 기억이 많아요. 친구들이랑 많이 놀았던 게 기억에 남고요. 부모님은 저랑 형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지만, 자신들의 감정을 이입시키거나 공부 스트레스를 주진 않았어요. 저는 비교적 자유로웠던 편이에요. 지금의 삶은 괜찮습니다만 20~30대 즈음 가정 형편이어 려워지면서 힘든 적도 있었어요. 집안 사람 중에 가장 감정적이다 보니 책임감을 느껴서 힘이 들었죠. 이른 나이에 독립해서인지, 어머니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요. 고민 해결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만화를 그리면서 해소했어요. 그림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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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어린이들 앞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스케치했는데,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강의라서 개구쟁이 같은 분일 거라 예상했어요. 이야기 나눠 보니 마음이 따듯한 분이네요. 부모와 가족에 대한 마음도 남다르고 인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 첫 번째 만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 책으로 나오기 전에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되었고, 이후 사계절에서 출판한 걸로 압니다. 어린이 만화라서 출판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탄생 과정이 궁금하네요.
: 일러스트 작업을 할 때, 개인 작업도 하고 싶었어요. 아는 선배 소개로 ‘개똥이네 놀이터’를 소개받았고 대표인 윤구병 선생님을 만났어요. 제 작품 중 단편을 보시고 당장 싣자고 하시더군요. 어린이 만화를 대부분 기피하는데, 유일하게 실린 잡지일 거예요. 연재 끝난 뒤에 보리출판사에서 작품을 싣기로 약속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 출간되지 못했어요. 이후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어요. 만화의 시장성을 미약하게 보았고, 기존의 예쁜 만화와 제 만화 스타일이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던 중 다시 출간하고 싶어서 좀 더보완을 했습니다. 게임이 워낙 강세인 분위기라 미로 찾기 같은 걸 넣어서 접근했어요.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린 결과 사계절에서 관심을 보였지요. 그리고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 세상에 나왔어요. 사실, 사계절에서도 기대 없이 실험적 출판이었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좋네요.

: 아, 대단하군요. 4년 이상 걸려 나온 작품이고, 끈기와 노력의 산물이군요. 어린이 만화책에자신의 세계를 보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강의 중 본인 어린 시절 일기장도 공개하시던데, 작가님이 보관했나요? 아님, 어머니가 모아 두셨나요?
: 어머니가 일기장을 버리지 않으셨고, 그걸 저 스스로 차곡차곡 모아 두었어요. 수집벽이 있는편이라 일기장이나 스케치북, 편지 같은 추억이 되는 건 무조건 모아 뒀어요. 지금도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모아 두고 있습니다. 작품에 도움 받는 자료로 초등생 일기도 참고하고, 유튜브나 다큐도 관심 있게 살펴봅니다. 제 작품에는 어린 시절 경험과 현재 어린이들 고민 방식을 잘 버무려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 저는 남동윤 작가의 만화책을 최근까지 몰랐는데, 초등학생들 사이에 이 만화책 모르는 아이들은 대한민국 초등생이 아니라 하더군요.교과서에 실렸기 때문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교과서에 실리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만화 영역이 교과서에 실린 뒤로 기존 인식 변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학교에 강연을 나가면 선생님들도 달라진 걸 느껴요. 만화를 어린이 문학의 일부로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 다행입니다. 시선이 바뀐다는 건 누군가의 노력과 끈기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 고민이나, 상황에 귀신 캐릭터를 등장시킨 까닭도 알려 주세요. 많고 많은 캐릭터 중 하필 귀신을 선택한 것과 강귀신 선생님 같은 캐릭터가 실제 계시는지 궁금해요.
: 강귀신 선생님 캐릭터는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선생님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그 선생님은 어린 제 눈에도 외로워 보이고 감정 변화의 굴곡이 심했어요. 시험도 많이 치게 했고, 마음도 차가운 분 같았어요. 대신 만화에 등장하는 강귀신 선생님은 마음 따뜻한 분으로 설정했지요. 등장하는 진짜 아이들 17명은 제 초등학교 동창들과 현재 제가 아는 초등 어린이들 모습을 겹쳐서 만든 캐릭터예요. 이 아이들을 통해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있었습니다.
: 아이들 고민을 만화책 읽음으로 해결되길 바라셨군요. 혹시 독자 중에 고민을 해결했다거나 해결 방법을 찾았다는 소식은 있었나요? 또는 독자에게 들은 이야기 중 기억 남는 내용은 뭔가요?
: 아이들 고민이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들 마음을 살피는 건 조심스럽고 어려워요. 만화책 그릴 때도 아이들한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마음이 힘들 때 심리 상담까지 받았거든요. 그만큼 한 번 다친 마음은 회복이 어려워 조심하는 겁니다. 어떤 독자는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에서 ‘학원 지옥 탈출 계획’을 보고, 주인공 려원이처럼 엄마한테 당당하게 말할 거라고 하더군요. 했는지 안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학부모님들도 그 이야기는 다들 좋아하시던데요..

: 만화책에 나오는 ‘려원이 어머니’는 학원에도 보내지만, 아이를 위해 심리적 접근을 시도하는 등 좋은 엄마 같았어요. 그래서인데, 작가님 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착하고 온순해요. 혹시 그런 점에 대한 고민은 하시는지요? 작가님이 착하고 긍정적이라 만화 속 캐릭터들도 그런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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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만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건 사실입니다. 다음에 ‘귀신 선생님과 나쁜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상황을 작업할 계획입니다. 아이들끼리 일어난 학교 폭력부터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비롯해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접근해 보려고요. 처음부터 귀신 이야기를 시리즈로 낼 예정은 아니었는데, SNS를 통한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과 강연을 통한 화제와 관심이 다음 작품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 독자들의 뜨거운 요청이 새로운 작품으로 이어졌다니 기쁘겠습니다.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는 만화 기법을 총동원했다고 여길 정도로 내용이 다양하고 화려하던데요. 중간중간 문제 풀이까지 넣어 둔 숨겨진 의도가 있나요? 영혼들도 다수 출현하던데 평소에 그런 것에 관심 있는 편인가요?
: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가 세상에 나온 뒤 많은 분들이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기존의 만화 형식에 놀이라는 초점을 맞추느라, 미로 찾기와 게임 풀기를 넣는 바람에 더 복잡해졌어요. 영혼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생각했던 걸 나타냈어요. 예를 들면, 제사 지낼 때마다 해 봤던 생각인데, 돌아가신 영혼이 제사 음식 드시러 오지 않을까 하고요.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도 잠깐씩 해 보는 편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가 천국이아닐까 하고요. ‘세월호 사건’이 벌어지는 걸 보면 천국이 아닌 것 같고. 그런 생각을 확장시키고 학교 이야기랑 섞어서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가 탄생했어요.

: 귀신 선생님 이야기는 현재 4권까지 나왔던데, 계속 출간하실 건가요? 독자들 반응도 차차 더뜨거워질 것 같은데요.
: 앞으로 총 10권을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입니다. 어린이 만화에 이미 해 왔던 방식이 아니라 다른 버전을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하고 있는 내용은 놀이 형식을 새로운 버전으로 작업할 겁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에 생명력을 지니려면 꼭 해야 될 것 같아요. 현재 다른 작업보다 우선순위에 놓고 있어요.

: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남동윤 작가 교실’을 통해 전국학교와 도서관에서 강연을 진행하시던데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내용 있으면 알려 주세요.
: 강연은 할 때마다 긴장됩니다. 하지만 만화에 대해 알려드리면 어른과 아이들 다 같이 즐거워합니다.
기억에 남는 곳은 남원의 ‘이백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인데요,캡처4
강연 듣는 애들 전체가 즐거워하더라고요.
하나같이 그렇게 웃고 좋아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어요.  너무 기분 좋은 나머지 아이들 캐리커처를 하나하나 다 그려 주었어요. 그 학교 선생님들의 인상도 정말 해맑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기억이네요.

: 다양한 장르로 작업하시는데, 앞으로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만화도 작업 계획이 있나요? 그리고 귀신 시리즈로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도 있는지요?
남 : 『서랍 속 먼지나라에 무슨 일이?!』는 글자가 없어서 유치원생 정도가 봐도 좋지만, 초등생이읽어도 좋습니다. 앞으로 청소년이나 제 또래 청년들 이야기는 웹툰으로 작가 하고 싶네요. 자전적 이야기를 꼭 하고 싶은데, 가족과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풀 것 같네요. 음, 귀신 시리즈로 애니메이션 작업 의뢰는 들어왔고, 현재 방향성에 대해 의논 중입니다.

: 여러모로 바쁜 활동 중이시고, 의욕도 많아서 보기 좋습니다. 중요한 건 작가님 마음이 참 건강한 것 같아요. 또 아이들 정서와 상황, 고민을 살피고 배려하려는 마음도 느낄 수 있고요.
어린이 문화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어른으로 책임지려는 태도도 굉장히 믿음직스럽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창작물을 많이 기대할게요. 제가 느꼈던 건 귀신 시리즈 이야기들이 화들화들 시끌시끌 복잡한 것 같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진한 여운이 남더군요. 다시 읽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이처럼 아이들이 즐기는 문화의 한 부분을 당당하게 열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강연하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과 시간 관리 잘 하셔서 의미 깊은 작품 많이 양산하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