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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그림책방’은 어떤 뜻인가요?

영화<카모메 식당>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카모메는 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한다.) 그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내가 혼자 뭔가를 하게 된다면 이름은 꼭 저렇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제가 가게를 할 거라고 생각은 못 했지만, 막상 이름을 정하는 데는 고민을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그림책’과 ‘타로’를 결합한 컨셉이 신선합니다.

그림책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후 확실한 컨셉으로 운영하고 싶었어요. 일단 제가 그림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른을 위한 그림책방’을 기본으로 하고, 심리를 결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전해 주고 싶은데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상담의 매체로 타로가 좋겠다 싶었습니다. 타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상징성이 있는 매체거든요.
한편으로는 ‘점’이라고 터부시되는 면도 있는데 10회, 20회의 상담으로도 나오기 어려운 이야기를 타로로 한 번에 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의식과 의식을 전달할 수 있는 거죠. 타로를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그림책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체 없이 어떻게 추천을 할 수 있을까요?
▶ 그림책 톡 : 타로카드로 마음을 읽고, 소중한 질문과 대화를 나눈 후 당신에게 꼭 필요한 그림책을 추천하고 선물하는 프로그램. 예약제로 운영된다.
서울시 성동구 무수막길 84 / 010-6510-5065
블로그 : blog.naver.com/kamomebookshop 페이스북&인스타그램 : kamomebookstore

이 동네에 자리를 잡으신 이유가 있나요?

이 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요. 사실 그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이 근처에 ‘프루스트의 서재’와 ‘서실리’라는 책방이 있어 좋았어요. 카모메 그림책방까지 세 책방이 삼각형 모양으로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답니다. 각각의 특성이 다르기도 하고, 책방은 서로 경쟁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큰 힘이 됩니다. ‘호호서가’라고 해서 계절마다 함께 플리마켓을 여는데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책과 굿즈 등 이것저것을 내놓고 판매하니 동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구경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작은책방에게 큐레이션은 어떤 의미일까요?

책방에서 책의 큐레이션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책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책방을 운영할 때에는 컨셉과 큐레이션의 성격이 명확해야 더 길게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책방은 1인 기업입니다. 책방에 가면 서가를 통해 책방 주인이 어떤 책을 어떤 생각으로 가져다 놓았는지를 알 수 있고, 마치 그 사람 책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잖아요. 중대형서점처럼 아무 책이나 다 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책방은 그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멀리까지 찾아온 가치가 있는 거죠.
책방에 오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데, 언젠가부터 전경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서가 한 칸 한 칸을 찍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어제부터 책방 서가를 촬영하는 것은 지양해 달라는 안내문 하나를 붙였어요. 마치 ‘목록’을 가져가는 느낌이랄까요. 이해는 가지만 한편으로는 책의 리스트 자체가 책방의 생명이기 때문에, 이걸 지킬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는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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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모메 책 이야기 ★

책을 들여놓는 기준이 있나요?

제 기준이죠. 지독하게 개인적인 기준이요(웃음).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 발달 단계에 맞춘 그림책들을 배제했고요, 어떠한 철학을 담고 있거나 글과 그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책, 울림이 깊은 책들을 놓고 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죠.
제가 손님들에게 추천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책에 굉장한 힘이 있어야 해요. 아무리 좋은 작가의 책이라도, 큰 상을 받은 책이라도 실제로 책을 읽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다릅니다.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에서는 그런 게 힘이 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어떤 책이든 내 마음을 움직이면 살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을 읽고 우시는 분들도 많아요.캡처3

 

서가마다 따로 진열 기준이 있는지 궁금해요.

한쪽 서가에는 죽음이나 마음에 관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을 모아 두었고요, 그 외에는 딱히 큰 기준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만들려고 했는데, 어떤 주제나 특징으로 한정해 규정 짓는 게 더 이상하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 카모메의 사람 이야기 ★

주로 어떤 분들이 많이 오시나요?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오십니다. 동네 분들보다는 오히려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책을 좀 읽는 분들, 그리고 제 강연을 들은 분들도 오십니다. 제가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활동을 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실체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쓴 책 제목이 『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이기도 했죠. ‘이 나이에 그림책을 읽다니?’ 하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책방을 열고 나니 생각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많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시기를 잘 탄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일찍 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상담 내용이 있나요?

음… 너무 많아서 꼽기가 힘드네요. 타로라는 것이 굉장히 은밀한 이야기까지 터놓게 되는 거라 나라면 선뜻 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림책 테라피스트나 출판사 관계자 등 관련 업계에 있는 분들도 오셔서 내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가신다는 게 참 감사합니다. 그런 분들과는 오래 연을 이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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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그림책방의 낭독모임을 소개해 주세요.

낭독모임은 우리 그림책방의 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책을 만나는 은혜로운 시간이라고 할까요? 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도 좋은 자리고요. 정원은 7명이고,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한 권씩 가져와서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달에 딱 두 번(오전, 오후) 진행하는데 이제는 조금 알려져서 그런지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원이 꽤 금방 차는 편입니다. 매번 누가 올지 모른다는 것이 큰 매력인데요, 그럼에도 같은 분들이 오시기도 합니다. 공지 알림을 켜 놓고 바로 신청을 하신다고 하니, 세상엔 부지런한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