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란

 

보성초등학교는 1971년에 개교하였으며 현재 전교생이 39명, 교직원 14명인 작은 시골학교지만 알찬 학교이다.
독서교육을 중시하며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 창의와 바른 인성으로 큰 꿈을 키우는 학생, 꿈 사랑 행복이 가득한 으뜸 보성교육을 구현하고 있다.
먼 거리에서 등교하는 학생들 때문에 학교에서 스쿨버스로 전교생 등하교를 시켜주고 있어, 모든 학생들은 정규교과 수업을 마치고 돌봄 교실이나 방과후 교실에서 특기적성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풍물부는 2016년에 전주대사습놀이에도 출전하였으며 충남학생농악경연대회에서는 대상을 수
상하기도 했다.
보성초등학교는 소인수학급이라 개인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교생이 학년 구분 없이 서로 도와주는 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작은 학교이다. 2018년엔 더 큰 학교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보성초등학교 교정엔 노란색, 자주색 국화가 가을의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39명의 아이들은 며칠 전부터 아침자습 시간에 읽고 있는 책의 작가를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조혜란선생님을 만나기 10분 전쯤, 전교생이 한 교실에 모여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렸다.
1, 2학년 학생은 『똥벼락』을 모두 읽고, 전교생 앞에서 줄거리와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똥벼락』은 조혜란 선생님이 그림을 담당하신 책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어떻게 그리셨을지궁금한 책이었다. 어떤 1학년생은 제목이 똥벼락이라 더러워서 읽기 싫었는데, 읽다보니 정말 재미있었다고 했다. 3, 4학년은『 할머니, 어디 가요?』를 읽었는데, 4권 세트를 다 읽은 학생도 있었다. 할머니와 같이 사는 3학년 여학생은 우리 할머니도 옥이 할머니와 같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5, 6학년은 『노야네 목장은 맨날 바빠!』를 읽었는데, 맏형처럼 점잖아서인지 1학년처럼 신나게 발표는 하지 않았다.
드디어 선생님께서 넉넉한 미소를 띠며 우리에게로 오셨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예쁜 공책을 보여주셨다. 정성껏 그린 그림과 글이 가득한 그림일기였다. 아이들은 어른도 저렇게 그림일기를 쓴다는 것이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일기장엔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그림도 있어, 학생들이 돌아가며 만져보기도 했다. 1학년 학생은 손으로 꾹꾹 눌러보며 호기심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작가가 꿈인 4학년 남학생은 작가 선생님의 일기장을 보며 작가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듯했다.
선생님께선 작품을 위하여 필요한 주변 풍경을 보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그 모습을 그림이나 글로 쓰신다고 하셨다. 작가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 다음엔 스토리보드 『할머니, 어디 가요?』엔 옥이네에 나오는 그림들과 내용들이 있었다. 몇번의 수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작가가 쓰는 스토리보드를 처음으로 보면서 그림책은 한 번에 쉽게 완성되지 않고 여러 번의 수정 끝에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혜란 선생님은 화면으로『 할머니, 어디 가요?』『 똥벼락』『 상추』를 그림과 글로 보여주시면서 직접 읽어주셨다. 3, 4학년 학생들은 직접 읽었는데도, 책의 저자가 직접 읽어주는 느낌은 새롭다고하였다. 저학년 학생들도 옥이와 옥이 할머니에게 푹 빠져들었다. 선생님은 실제로 옥이 할머니와 같이 시골에 사신 분 같았다. 선생님은 실제로 시골 할머니들의 모습과 그분들이 좋아하시는 일들을 하실 때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아 놓으셨다. 그리고 사진 속의 인물들은 실제로 책 속의 등장인물로 다시 탄생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시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선생님은 직접 할머니를 차에 직접 태우고 할머니 댁까지 가보신다고 하셨다. 할머니 댁에 가서 식사도 하고 또 같이 사시는 할아버지와 얘기도 나누신다고 하셨다. 옥이와 할머니가 들른 시장 한복판의 모습을 알기위해 직접 시골 장에도 가보셨다고 하셨다.
학생들은 옥이와 할머니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다. 작업실에 놀러 가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셨다. 옥이네 마을의 배경이 된 사진도 보여주셨다. 마을의 사계절 변화와 일 년 열두 달의 새로 돋아나는 나물과 각 계절마다 하는 일 등을 빼곡히 적어 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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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절에 따라 하는 일들을 그림으로 빽빽하게 그려놓으셨다. 그렇게 작은 칸에 자세하게 그리시다니, 학생들은 모두 놀랐다. 무심하게 흘려보낸 책 속의 그림들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옥이와 할머니의 표정과 배경들은 작가가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을 나타낸 것이라는 사실에 작가 선생님을 더 존경하게 되었다.
옥이의 모델은 조혜란 선생님의 딸이라고 실제 사진을 보여주셨다. 책 속의 옥이와 선생님의 딸은 표정과 이미지가 많이 비슷하였다. 실제로 옥이와 닮은 인물이 있다는 것에 학생들은 재미있어 했다.
그림을 그리는 재료들도 궁금했는데, 선생님의 작업실을 사진으로 직접 보여주셨다. 물감과 붓은 짐작했지만, 한지와 서예 붓이 있어서 궁금했는데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궁금증이 풀렸다. 그런데 벼루와 먹도 보였고, 배접하는 모습도 보여주셨다.
어떤 아이들은 옥이 동네가 실제로 있었는지 궁금해하며, 그 곳에 견학가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선생님은 실제 어떤 동네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고 작품 속의 동네 사진과 비교해보라고 하셨다. 똑같지는 않지만 아늑한 느낌은 비슷하였다.
작가는 새로운 세계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어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그중 한글 자음을 멋지게 꾸민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글자를 익히기 위한 자음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새로운 모습의 그림 글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뭐든 새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에는 보성의 저학년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똥벼락』을 조혜란 선생님의 목소리로 듣게 되었다.『 똥벼락』의 책 표지 다음 장의 질감 있는 부분의 페이지는 김부자의 바지와 같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김부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김부자 바지와 같은 모습이었다. 어떤 학생은 마음씨 나쁜 김부자 바지를 왜 이렇게 화려하게 그렸는지 의문을 가지는 학생도 있었다고 하셨다. 책의 내용으로 한 장면 정도 화려한 면이 필요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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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작품인 상추씨를 보여주셨다.
작품 속의 그림은 헝겊으로 형태를 잡고 가장자리는 바느질로 꿰맨 자국이 보였다. 아주 가는 빗줄기나 햇빛을 나타내는 선은 바느질 선으로만 느낌을 간결하게 나타냈다. 우리가 익숙한 그림과 다르게 헝겊과 바느질로 꿰맨 한 땀 한 땀이 주는 분위기는 달랐다. 헝겊에 바느질로 꿰맨 상추씨 그림책은 할머니와 같은 푸근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뾰족뾰족한 입체감이 아닌 아기와 엄마의 모습이 다정함을 전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읽었던 조혜란 선생님의 책에 직접 사인을 받고, 또 한 명 한 명의 학생에게 맞는 좋은 말씀을 적어 주시기까지 하셨다. 전교생 39명과 조혜란 선생님은 함께 사진을 찍고, 선생님의 말씀은 우리 가슴속에 새겨 두었다.

송옥수

충남 보성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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