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조그만 골목을 들어서니 세탁소 옆 노란 빛깔의 책방이 눈에 들어온다. 투명 유리창으로 예쁜 그림책 표지들이 보인다. 골목 안까지 들어온 사람들은 다들 한번 쳐다볼 수밖에 없겠다. 유모차 끌고 지나가던 사람도 수다를 떨며 지나가는 사람도 큰 유리창 너머로 눈이 마주칠 수 있는 곳이다.

 

 

2013년 6월 15일, 책방지기는 그럴만한 상황들이 되어“ 과감히”,“ 미친 듯이” 책방 피노키오를 열었다. 동네 책방 할 곳을 찾다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빼고 30년 이상 사시는 분들이 많았던 연남동을 택했다. 책방 이름은 많이 알려져 있어 식상할 수도 있으나 친숙한 피노키오로 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선택이었다 한다. 동네 책방엔 어떤 책이 어울릴까? 어려운 책? 베스트셀러? 그러다 어른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을 택하게 되었다.

그 당시 후미진 골목에 동네서점을 연다고 하니 다들 미친 짓이라 했단다. 실제로 오픈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었고 월세를 못 내는 힘든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마음이 따뜻한 연남동 이웃이 있어,‘ 어렵더라도 가서 사주자!’며 멀리서 일부러 발걸음 해 주시는 손님들이 있어 다소 북적이는 피노키오 책방이 되었다.

 

     

지금은 5평 남짓한 공간에 국내 그림책, 외국 그림책을 갖고 있고 전시회도 자그마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그림책 코너에는 다른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만나 볼 수 없는 1인출판사의 책을 배려하고 있다. 외국 그림책 코너는 피노키오만의 특별함이 엿보인다. 책방으로 끌어 들
일 수 있는 독특함을 갖추고자 인도의 핸드메이드 그림책을 들여놓았던 것이 반응이 좋아 나라와 출판사 수를 꾸준히 늘려왔단다.
어찌 보면 외국 그림책은 동네서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밸런스 유지! 동네 책방 역할을 하면서 어찌 수익을 낼 것인가? 동네 책방 느낌을 유지하면서 어찌 지속 가능할 것인가? 책방지기가 늘 생각하는 키워드란다.

허나 부동산의 입김으로 임대료 인상이 되어 오래 사시던 네 분들이 떠나가고 외지인들이 들어오면서 골목에 막한 느낌이 들고 있다. 하지만 책방지기는 앞으로 서점의 반 정도의 공간을 동네 주민들에게 나눠주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국내도서는 도서관 형태로, 외국 도서는 지금처럼 판매용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픽 노블 전문 서점으로 시작했으나 이처럼 꾸준히 변화를 하고 있다.  

 

그림책은 어린이의 전유물이라 여겨지지만 때론 어른이 더 많은 위로를 받는다. 아이들 키울 때는 글만 읽어주느라 바빠서 몰랐는데, 나이 50이 넘어서 그림책이 좋다고 찾아오시는 단골손님도 있다고 한다. 책방지기도 림책의 마약 같은 매력에 푹 빠져있는 듯 보였다.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그림책이 펼쳐놓는 크기는 상상 이상이다. 특정 작가를 좋아하는 손님의 취향을 고려해 책도 권해주고, 두런두런 낮은 목소리로 그림책을 펼쳐든 책방지기의 이야기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도 문을 열고 빼꼼히 밖을 내다본다. 왜 그러나 했더니 동네 사람한테 반가이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골목길에 있는 작은 책방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정감 있는 풍경이리라. 처음부터 동네와 소통하고 싶은 책방을 원했기에, 동네 서점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해왔기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나 보다.
“지속가능한 작은 동네 책방을 꿈꾸어 봅니다. 그림이 있는 책.”
책방 피노키오 블로그에 쓰인 문구이다.
특색 있는 동네 서점으로 쭈욱 골목길을 지켜주길 바라 본다.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간사

변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