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문고 16 ➲ 기획 의도
십 원짜리 똥탑
시인 이정록의 두 번째 동화. 파란 내가 흐르고 매미 소리가 시원한 마을. 정다운 친구가 발가벗고 달려와 두 팔을 쫙 벌리고 맞아 줄 것 같은 마을에 사는 두 녀석, 녹두와 멍배의 이야기.
『십 원짜리 똥탑』은 녹두와 멍배라는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동무 사이에 생겨나는 사소한 사건들을 스냅사진처럼 한 장씩 펼쳐 보여주는 동화다. 때로는 적이면서 때로는 동지가 되는 게 우정의 본질이라는 걸 작가는 슬며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안도현(시인)
➲ 본문 내용
녹두와 멍배는 매일 같이 논다. 녹두는 멍배밖에, 멍배는 녹두밖에 놀 사람이 없다는 게 이유다. 날마다 서로 어떻게 하면 골탕을 먹일 수 있을까 궁리하고, 별 시시한 일로 힘싸움을 하고, 자랑하고 샘내고 하지만 내일 해가 뜨면 또 같이 놀 수밖에 없다. 골탕을 먹일 때는 자기 똥구멍에서 나온 동전을 삼키게 만드는 더러운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야기는 두 녀석들이 모르는 척하면서 사실은 다 알고 있는, ‘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에 대한 얘기다. 친구는 고르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외딴 마을에 산다면 여러 놈 중에 입맛에 맞는 녀석으로 고를 수도 없다. 그 마을에서 녹두와 멍배는 ‘주어진 것’의 다른 이름이 바로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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