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도
‘안녕하세요?’ 하고 상냥하게 인사하는 이웃들이 현관문 너머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현대 영국 어린이 문학의 대표 작가 필리파 피어스가 과장이나 꾸밈 없이 인간적 공감 어린 이해를 갖고 우리네 이웃집의 지붕을 들어 올려 그 안의 삶을 보여 준다. 아이들이 집과 바깥에서 겪는 작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들이 담담하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그 일상에는 아이의 눈으로 보는 어른들의 세계,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 조용한 행복, 알 수 없는 상실감 등 다양한 감정들이 존재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어린 시절이 행복으로만 가득 찬 것이 아니라고, 어린이도 어른과 똑같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느끼는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처럼.

본문 내용
우리 집 근처에는 두 이웃이 있다. 하나는 고물을 팔아 먹고사는 ‘구질구질한 딕’ 아저씨인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산다. 또 한 이웃은 만날 할머니 눈치나 보며 죽은 듯이 지내는 메이시 할아버지이다. 그런 할아버지가 할머니 몰래 눈 먼 떠돌이 개를 키우다가 들키는데……. 아빠가 자기 주장만 고집하지 않았다면 아주 재미있을 뻔한 가족 소풍과 꼬마 여자 아이가 졸졸 따라다니는 바람에 하루를 망친 한 사내아이의 짜릿한 오후 탐험과 결코 잊지 못할 한밤의 진수성찬 등 요란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깊은 울림을 준다.